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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졸업식, 더 큰 세상으로 아이들을 날려보내며...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 오늘 졸업입니다. 유치원 교사가 된 후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언제 일년을 다 살았는지 흘러 버린 시간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늘 이맘 때면 함께한 아이들을 떠나 보내는대도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헤어짐으로 새로운 만남이 생기지만 지금은 슬픈 마음은 더 큽니다. 관련기사 2010/02/17 - [아이들 이야기] -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졸업을 앞둔 아이들은 스승의 날을 이후로 마냥 들떠 있습니다. 이제는 여덟살 형아들이 되어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떠나야 된다고, 매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면 자기들은 매일 유치원에 놀러 올거랍니다. 와서 선생님도 보고 놀고 갈거랍니다. "선생님 나는요~ 학교랑 YMCA랑 가깝거든요~ 그래서.. 더보기
비밀작전 펼치는 2월의 스승의 날 제가 일하는 YMCA에서는 매년 2월 15일에 스승의 날을 합니다. 한 해 동안 아이와 교사가 함께 지내면서 교사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충분히 느낄만한 시기에 하는 것이죠, 새학기 중간에 하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은 아이가 교사에 대한 감사함 보다는 학부모가 아이를 대신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부모는 '내아이를 더 잘 봐달라'는 마음에서 과도한 선물이나든지 돈봉투가 오가기도 하지요. 물질을 통해 이루어지는 스승의 날은 학부모에게도 큰 부담이 됩니다. 이런 변질된 문화를 개선해 아이가 교사에게 감사하고, 부모와 교사가 마음을 나누는 날로 바꾸어 가기 위해 2월에 스승의 날을 하는 것입니다. 비밀작전을 펼치는 교환 수업 저희는 2주에 걸쳐 교환수업을 합니다. 교사가 자기반 아이들에게 "나에게 감사해.. 더보기
아이가 되어 버린 길 잃은 할머니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약속이 있어 합성동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합성동은 집과 걸어서 5분거리에 있거든요) 연세가 아주 많아 보이시는 할머니가 길을 물으시더군요. "저기 처자야, 국민핵교 갈라몬 어디로 가야되노?" "국민학교요? 양덕 말씀하시죠?" "허,허(그래)" "여기로 쭉~내려 가시면요 신호등이 나오거든요 신호등 건너서 오른쪽으로 쭉 가시면 국민학교(초등학교)나와요" "어? 여기로? 내는 모르겠네요 우야노 우야노" "할머니 모르시겠어요?" "우야노 내는 모르겠는데, 잠깐 나왔는데 내가 길을 잊자무따 우짜면 좋노 명숙이가 내 찾을낀데 " "그러면 제가 같이 가드릴게요 걱정마세요 할머니" by krawlito 그래서 모셔다 드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할머니가 무척 불안해 보이시더라구요. 안심 시켜 .. 더보기
밤에 귤 훔친 사연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여자아이 민재가 달려와 말을 합니다. 민재: 선생님! 우리 아빠 이사 갔으면 좋겠어요! 샘: 응?? 왜? 민재: 아빠가 귤도 못먹게 하잖아요! 샘: 아빠가 귤안주시드나? 민재: 네! 우리 아빠는 귤도 못먹게 해요 우리만 나뚜고 아빠만 이사 가버렸으면 좋겠어요! 샘: (웃음을 참고..)아빠가 왜 그러셨지? 이상하네...(잠시 생각 중) 민재야 언제 먹을라 했는데? 민재: 자기 전에요 샘: 에~ 그러니까 그렇지~ 자기 전이라서 아빠가 안주신거네~ 민재: 네 그래서 나 주말에 밤샜어요 샘: 잉? 왜? 민재: 귤 훔친다구요 샘: 아하하하하하~ 귤 훔친다고?! 민재: 네 근데요 나 오늘도 밤샜어요 샘: 또 귤 훔친나? 민재: 아니요. 귤 먹는다구요. 완전 빵~터졌.. 더보기
내마음이 느껴지나요? 아날로그식 선물의 매력 아이들 졸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시원섭섭하다는 표현보다 섭섭함이 더욱 큽니다. 일곱살 아이들이기에 아니 이제 여덟살기에 정말 유치원을 떠나니까요. 마지막이라는 거 그 자체 만으로도 아쉬움이 생깁니다. 졸업식이 되면 저희는 아이들에게 앨범을 선물로 줍니다. 일년 동안 함께 생활하며 교사가 직접 찍은 사진을 앨범 한권을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말입니다. 한권 만드는데 상당한 정성과 시간이 필요 합니다. 그런데 다른 유치원에서 일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으니 사진도 사진기사님이 오셔서 찍어 주시고 앨범도 앨범만드는 프로그램에 사진만 삽입시키면 하나하나 꾸미지 않아도 이쁘게 인쇄 되어 짠 하고 멋지게 완성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만드는 방식을 이야기 했더니 "너희는 아직도 그러나?" 그러는 겁니다. 힘든데 아직도.. 더보기
아이들 사진 찍는 선생님의 고뇌 졸업할 시기가 다 되어 갑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 앨범만들기에 열중입니다. 1년 동안 아이들과 생활하며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 선생님이 직접 앨범 한권으로 꾸며주는 작업인데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아이들 사진 찍기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물론 제 입장이긴 하지만 유치원에 일하시는 교사라면 공감 되실거라 생각이 듭니다. 첫째, 수업시간! 수업도 하고, 사진도 찍는 만능 교사 보통 사진은 특별한 수업을 할 때나 캠프를 갔을 때 처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활동일 때 찍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수업을 하면서 동시에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물론 교사가 한 반에 두 명일 때는 괜찮겠지만 보통은 한 반에 교사 한 명이죠. 그.. 더보기
아침에 세수하듯 나쁜 마음 버리기 오늘은 아이들과 내안의 나쁜 마음을 버리는 명상법에 대한 글입니다. 명상은 나에게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소리를 듣는시간입니다. 온몸의 감각을 열고 나에게 몰입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 것이지요. 아이들과 명상을 통해 들떠 있던 마음에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나를 잊어 버리고 몰입하여 친구들과 놀이를 하였다면 이제는 나를 찾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 입니다. 그래서 명상으로 아이들과 내안의 나쁜 마음 버리기를 해보았습니다. 아침에 세수를 하듯, 우리 마음도 깨끗히 해주는 것이지요. 우선 아이들과 둥글게 둘러 앉아 두 손을 모읍니다. 그리고 둥글게 앉은 원 안으로 내 안의 나쁜 마음을 보냅니다. 숨은 크게 쉬고, 서서히 내뱄으면서요. 아이들의 나쁜 마음이 둥근 원.. 더보기
누가 선생님을 차지 할 수 있을까요? 드디어 방학이 끝나고 개학입니다. 솔직히 선생님 입장에서는 벌써 개학이야? 하는 마음도 없진 않습니다. 방학은 해놓은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빨리도 지나갑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긴 하지만 방학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건 정말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학 첫 날! 아이들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보고 싶었다며, 잘 지냈냐며 서로를 안으며 인사를 나눕니다. 3주 동안(저희 유치원은 방학이 3주예요.) 만나지 못했으니 그 동안 한 일도 많을테지요. 아이들 저 마다 하고 싶은 말들을 마구 쏟아냅니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선생님!" 을 외쳐댑니다. 서로 먼저 자기 말을 들어 달라는 거지요. 나이가 많을 수록 참는힘이 강하긴 하지만, 일곱살 아이가 지금 막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친구 이야기가 다 끝 날 때까지 기다.. 더보기
만장일치에 가까워지는 다수결 투표 지난해 시장놀이 기간에 있었던 일이다. 선생님들과 의논하여 시장놀이 날짜도 정하고 연령 수준에 맞게 가게도 정하였다. 어린 연령일수록 판매할 때 물건을 쉽게 집어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일가게, 분식가게, 문구점, 밥가게, 음료가게 중에서 우리반은 과일가게가 로 정해졌다. 시장놀이는 경제교육 중 하나이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마트나 시장에 가 본 경험이 많고, 돈이 있음으로 물건은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기에 쉽게 할 수 있지만, 부모님이 아닌 혼자의 힘으로 정해진 돈에 한하여 사고 싶은 물건을 계획해보고 또 그것을 사보고 이렇게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시장놀이를 하기 전 미리 해두어야 할 것이 많다. 가게이름도 정하고, 간판도 만들고, 가격표.. 더보기
하동 시장 할머니 붕어빵 대박 잔치 ! 아이들과 졸업여행 다녀온 다섯번 째 이야기입니다. 사계절에 한번씩 떠나는 다른 캠프처럼 차량을 대절해 가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길을 물어가며 대중교통으로 이동합니다. 교사는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2010/01/11 - [아이들 이야기] - 유치원생들의 특이한 졸업여행 2010/01/13 - [아이들 이야기] - 불장난하면 정말 이불에 오줌쌀까요? 2010/01/15 - [아이들 이야기] - 아직도 가짜 아이스크림 먹고 계십니까? 2010/01/18 - [아이들 이야기] - 눈썰매장보다 재미난 비료포대썰매 대중교통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차, 버스, 배, 비행기가 있지요. 우선 배와 비행기는 우리 목적지까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럼 버스와 기차가 남군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더보기